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기독교 문학(기독교 문학: Christian Literature)은 넓은 의미에서나 좁은 의미에서도 기독교 문학은 우선적으로 성서(聖書)를 근거로 한 문학이어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성서의 내용을 소재로 해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성서의 내용이 소재가 되지 않더라고 반드시 성서적인 인간관과 자연관, 그리고 사회관이 문학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문학이라 할지라도 결코 기독교 문학이라고 명명할 수가 없을 것이다.
기독교 문학은 반드시 성서를 토대로 해야 한다. 따라서 성서와 깊은 연관이 되어 있다. 영국의 경우를 보면 영국 문학은 모두가 기독교 문학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그 근거가 성서로 되어 있다. 영국 문학에서 하나님 부재(不在)의 문학이나 성서 부재의 문학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이러한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다.
그래서 “만일 영국 문학에서 성서를 제외한다면 남는 것은 오직 영어밖에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영국의 역사가 그린(Gohn Richard Green)의 저서 <영국 국민의 소사(小史) A Short History of the English People, 1874>에서 극명하게 지적한 말이다. 또한 그는 <영국은 한 권의 책의 국민이 있었다>고 말한 것처럼, 성서는 그리스도교의 경전인 동시에 인간문학의 가장 우수한 노작(勞作)의 하나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실로 성서는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운명을 다룬다. 독일의 시인·극작가·소설가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구약성서의 <롯기>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시(田園詩)라고 찬양하였다. 또한 일본의 아쿠다카와(芥川龍之介)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와 <탕자의 돌아옴>을 그리스도의 시의 걸작 또는 가장 훌륭한 단편소설이라고 극구 칭송하였다.
성서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팔렸다는 <천로역정>을 쓴 바 있는 영국의 작가 버니언(John Bunyan)은 어려서부터 별다른 정규 교육과정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기 부인이 준 성서 한 권을 근거로 하여 불후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을 썼던 것이다. <실락원>의 영국의 시인 밀턴(John Milton)의 경우도 그렇고 세익스피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만일 세익스피어나 밀턴의 작품에서 성서적인 근거나 그 영향력을 제거한다면 그들의 문학은 분명히 일종의 불구(不具)의 그 무엇이 되고 말 것이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속에 보이는 그리스도교적인 인생관과 숙명관 그리고 밀턴의 <실락원>과 <복락원>에 나타난 성서적인 내용은 그들이 어차피 가야 할 그들 문학의 어쩔수 없는 숙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 영시의 아버지이자 영국문학의 조상이라고 불리우는 초서(Jeoffrey Chaucer)의 14세기 말에 쓰인 <캔터베리 이야기>는 성서와의 관계를 잠시라도 떠나서는 도저히 충분하게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현대의 문학이 종교와 일면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그것은 단지 표면상의 이야기일 것이다. 문학이 인간의 진실을 추구하고 있는 이상 그 문학은 신(神)을 한 발짝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문학의 소설가 세 별이라고 할 수 있는 포크너, 헤밍웨이, 스타인벡의 작품세계도 마땅히 성서적인 입장에서 읽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과 <분노의 포도>, 포크너의 <우화(우화)>가 그러한 분위기와 성서적인 기로에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괴테는 <나는 크리스찬이 아니다>라고 종종 말하였다. 그가 80세를 넘어서자, <도대체 오늘날 누가 과연 그리스도가 바랬던 바와 같은 크리스찬이냐, 아마 그것은 나뿐일 것이다>라고 단언하였다고 한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던 자유주의자 하이네는 학생 시절에 프로테스탄트로 옮겨 왔다. 그리고 릴케와 헤세 등 독일 문학에 스며있는 종교적인 감정은 너무나도 크다. 현실보다 꿈과 환상 속에 살면서 조국이나 민족, 그리고 종교에 대한 정열에 불타고 있었던 헤르더린과 토마스 만 그리고 카로사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스트교 문학의 부활과 함께 주목을 끌었던 유태인 의사 되블린(A. Doeblim), 그는 표현주의 시대에서 출발하여 자연주의와 쉬르리얼리즘적인 심리주의를 구사하였다. 즉 신즉물주의(新卽物主義)시대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진지한 하나님의 탐구자가 되었다. 또한 종교개혁자인 루터의 성서번역이 독일문학에 끼친 영향은 대단히 막강한 것이었다.
러시아 문학 역시 한마디로 말해서 종교적인 색채가 농후한 그리스도교적인 문학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그 중에도 도스토에프스키와 톨스토이 문학은 기독교 문학 중에서도 최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의 <산상설교>를 실제의 생활에 옮기려고까지 했던 톨스토이는 그의 모든 문학 작품을 통하여 무저항주의·인도주의·박애주의를 독자적인 기독교 사상으로 승화시켜 작품화하였다.
도스토에프스키는 니체처럼 인신론(人神論)을 자기의 궁극적인 입장으로 주장한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것이 자멸(自滅)의 운명에 놓인 것을 예견하였다. 그래서 그것의 출발점인 휴머니즘의 근본적인 오류를 파헤친다. 그 다음에 인간생명의 근원이어야 할 진리를 휴머니즘에 오염되지 않은 그러한 순수한 신인론(神人論)에서 찾은 작가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현대 신학이 도스토에프스키와 톨스토이를 재발견한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그 외에 프랑스와 북구(北歐)의 기독교 문학도 모두 성서적인 토양에서 피어난 꽃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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